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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라이터를 켜라.

by 좋았어 2011. 5. 13.

라이터를 켜라
감독 장항준 (2002 / 한국)
출연 김승우,차승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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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봤는지는 자세히 모르겠다.
거실에서 케이블티비에서 나오고 있는 것을 보았다.
내가 군대 가기 전 에 나왔으니 군대가기전 에 봤을지도 모르겠다.

본지가 오래되어 기억도 가물가물하지만 예비군 훈련 갔다오는 김승우가 300원짜리 라이터 하나때문에 건달인 차승원을 죽을때 까지 쫒아간다는 내용이었다.

평소 순한 김승우지만 300원짜리 라이터에 왠지 모를 오기가 발동해 자기가 흘린 라이타를 주은 차승원에게 받아 내려고 하는데 차승원은 대수롭지 않게 무시하지만 나중에는 김승우가 끈질기게 따라와서 차승원역시 오기가 발동해 일부러 라이타를 돌려주지 않는다. 그리고 그런 김승우 때문에 그의 범죄 계획도 실패한다.

이 유치하다면 유치할 수 있는 영화가 나는 재미 있었다.
군복입은 예비군인 김승우에게서 왠지 모를 편안함을 느꼈고 자신의 300원짜리 라이타를 사수하겠다는 투쟁이 어이없으면서도 라이타를 찾겠다는 김승우의 진지한 모습이 재왜저러냐는 마음과 함께 웃음을 만들어낸 것 같다.

300원 짜리 라이타 하나가 도대체 뭐길래
어찌보면 300원짜리 라이타 하나 때문에 영화가 만들어 졌다고도 할 수 있다. 
어찌보면 정말 답답할 정도의 구상이다.
라이타 내가 하나 줄께요. 네?

하지만 김승우에게 라이타는 라이타가 아니다.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그가 자신을 찾으려는 열쇠다.
백수라는 현실과 그렇게 되도록 살아왔던 과거와 자신의 성격에 대한 투쟁의 대상이 한 없이 가치 없는 라이타라는 설정인 것이다.

주인공도 왜 몰랐겠는가.
음식점에 가면 꽁짜로 주는 라이타가 다이아몬드 같은 가치가 있지 않을 거라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사를 제쳐놓고 라이터를 찾은러가는 그의 모습이
작은 오기가 발동한 것인지 자신의 모습을 담고있는듯한 그 라이타를 통해 세상과 싸워보겠다는 그의 의지의 표출인지 알 수없다. 오기가 '능력은 부족하면서도 남에게 지기 싫어하는 마음'이라면 둘다 비슷한 말일 것이다.
라고 내멋대로 해석해본다.


그리고 나는 어제 예비군 훈련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오면서 생각했다.
어릴적 보았던 나와 한없이 차이나 보이던 김승우의 군복입은 모습이
그것도 후질근하게 군복을 걸쳐입은 예비역의 모습이
바로 나의 모습이라고.